경주 나원리 5층석탑,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백탑의 이야기

1300년을 지켜온 굳건한 아름다움

경주 나원리 오층석탑은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 고즈넉한 자태로 서 있습니다. 1,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석탑은 단순한 돌덩이가 아닌, 신라인들의 정신과 예술이 깃든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형산강을 따라 안강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나원리 오층석탑은 그 크기와 아름다움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합니다. 특히 순백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멀리서 보면 마치 하얀 구름이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경주 나원리 5층석탑
출처: 국가유산청


정교한 조각과 완벽한 비례

나원리 오층석탑은 2층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올린 전형적인 신라 석탑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석탑들과는 달리 기단과 탑신의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하나의 돌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는 당시 석공들의 놀라운 기술력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기단의 각 면에는 기둥 모양의 조각이 새겨져 있으며, 탑신의 모서리에도 같은 조각이 반복됩니다. 이러한 조각들은 석탑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단순한 구조에 입체감을 더해줍니다. 지붕돌은 네 귀퉁이가 살짝 들려있고 밑면에는 5단의 받침을 두어 안정감을 주며, 꼭대기에는 노반과 찰주가 남아 있어 당시의 화려했던 상륜부를 짐작케 합니다.


신라인들의 염원을 담은 석탑

나원리 오층석탑은 단순히 아름다운 조형물을 넘어 신라인들의 깊은 신앙심과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석탑은 불교의 우주관을 상징하며, 부처님의 진리를 향한 신자들의 열정을 표현하는 수단이었습니다. 특히 높은 산골짜기에 자리한 나원리 오층석탑은 마치 하늘과 가까이 다가가 부처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신라인들의 염원을 담고 있는 듯합니다.


천년의 시간을 품은 이야기

나원리 오층석탑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1,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풍파를 견뎌내고 지금까지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석탑은 끈기와 인내의 상징입니다. 또한, 석탑이 세워진 당시의 신라인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예술성은 오늘날 우리에게 자긍심을 심어줍니다.


나원 백탑을 찾아서

경주를 방문한다면 꼭 한번 나원리 오층석탑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푸른 잔디밭 위에 우뚝 서 있는 백색의 탑은 마치 시간을 잊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석탑 주변을 거닐며 천천히 탑을 감상하다 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평화와 안정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