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다보탑: 신라인들의 이상향을 담은 예술

불국사의 창건

신라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한 불국사는 단순한 절이 아닌, 신라인들의 깊은 정신세계와 예술혼이 깃든 걸작입니다. 불국사는 신라 경덕왕 10년(751년), 김대성이 세상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되는 극락정토를 현실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원대한 꿈을 담아 창건했습니다. 이 절은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가 함께하는 이상적인 세상을 보여줍니다. 김대성은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현생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지었다는 이야기는 그의 숭고한 효심과 불교에 대한 깊은 신앙심을 잘 보여줍니다.


경주 불국사 다보탑
출처: 국가유산청


다보탑과 석가탑

불국사 대웅전 앞뜰에는 다보탑과 석가탑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마치 형제처럼 다정하게 서 있는 두 탑은 높이도 비슷하고, 각각의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다보탑은 특이한 모양으로 우리나라 탑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석가탑은 전형적인 한국 불탑의 아름다움을 대표합니다. 두 탑을 나란히 세운 이유는 불교 경전인 법화경에 나오는 ‘과거의 부처’인 다보불이 ‘현재의 부처’인 석가모니 부처님이 설법할 때 옳다고 증명한다는 내용을 건축물로 표현하고자 한 것입니다.


다보탑의 독특한 구조

다보탑은 석가탑과 달리 몇 층으로 이루어졌는지 쉽게 알 수 없습니다. 십(十)자 모양의 기단 위에 8각형의 탑신을 올리고, 그 주위를 네모난 난간으로 둘렀습니다. 마치 여러 개의 상자가 쌓여 있는 듯한 독특한 모습입니다. 이러한 복잡한 구조 속에서도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다보탑은 신라인들의 뛰어난 건축 기술과 예술 감각을 보여줍니다.


다보탑의 역사적 아픔

다보탑은 단순히 아름다운 건축물을 넘어, 우리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다보탑을 완전히 해체하고 보수하는 과정에서 탑 안에 있던 소중한 유물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특히, 기단 위에 놓여 있던 네 마리의 돌사자 중 세 마리는 일본으로 반출되어 아직까지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남아 있는 한 마리의 돌사자는 마치 주인을 잃은 듯 외롭게 서 있습니다.


다보탑의 의미

다보탑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줍니다. 신라인들의 뛰어난 예술성과 불교에 대한 깊은 신앙심, 그리고 우리 역사의 아픔까지도 말입니다. 오늘날 다보탑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우리 문화유산의 보고이자,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