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나무와 잠실의 이야기, 누에와 비단의 신에게 제를 올리던 제단

사적 제83호 서울 선잠단지 여행 가이드

왕비가 누에치기의 풍년을 기원하던 제단, 성북동 골목 사이 고즈넉한 양잠(養蠶) 의례의 현장을 거닐어 봅니다.

🪺 한눈에 보기

  • 무엇? 왕비가 잠신(蠶神) 서릉씨에게 제를 올리던 제단 터
  • 언제? 고려 성종 2년(983) 처음 조성 → 조선시대 국가 의례로 계승 → 1908년 중단
  • 어디? 서울 성북구 성북동 64-1 (한성대입구역 도보권)
  • 지정 사적 제83호(면적 1,475㎡)
  • 관람 야외 유적, 상시 관람 가능 (선잠제 재현은 매년 봄)
  • 연계 성북선잠박물관(도보 약 10분): 선잠·비단·복식 상설/기획전
서울 선잠단지 입구

왜 ‘선잠(先蠶)’일까?

누에치기를 처음 했다는 중국 고대 황제의 황비 서릉씨를 잠신(蠶神)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이 바로 선잠단(先蠶壇)입니다.
고려 성종 2년(983)에 처음 제단을 쌓고, 단 앞에 뽕나무를 심어 궁중 잠실(蠶室)에서 누에를 기르게 했습니다. 세종은 각 도에 뽕나무를 심게 하고 잠실을 두어 양잠을 장려했으며, 중종 원년(1506)에는 여러 도의 잠실을 서울 인근으로 모으게 했는데, 오늘날 강남 ‘잠실’ 지명이 여기서 유래하죠. 선잠단에서는 매년 3월 제사를 지냈으나, 1908년 잠신 신위를 사직단으로 옮기면서 단은 폐지되고 터만 남았습니다. (명칭은 2011.07.28. ‘선잠단지 → 서울 선잠단지’로 고시 변경)

서울 선잠단지 입구

👀 현장에서 볼 것들

  • 제단 터의 레벨 — 발굴로 확인된 석열과 단의 배열을 통해 제의 공간 구성을 상상해 보세요.
  • 표석과 안내 — ‘서울 선잠단지’ 표석, 유래 안내문으로 역사 흐름을 정리하기 좋아요.
  • 한양도성 성북구간 — 도성 성벽과 어우러진 능선 풍경 덕분에 산책 코스로도 훌륭합니다.

※ 현장 출입문이 잠겨 있는 시간대에는 울타리 밖에서도 내부가 상당 부분 조망됩니다.

전통 의례 ‘선잠제’는 지금도

조선의 국가 제사였던 선잠제는 1993년부터 성북구가 재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보통 음력 3월을 전후해 제관 행렬·제례 봉행 등이 진행되고, 최근에도 성북동 선잠단지에서 행사가 열렸습니다. (예: 2025년 5월 11일 10:00~12:00, 제29회 선잠제)

관람 팁
의례는 인파가 몰리는 편입니다. 한성대입구역 분수마루에서 선잠단지까지 이어지는 제관 행렬도 볼거리!

성북선잠박물관과 함께 보세요

선잠단지와 연계된 성북선잠박물관(도보 약 10분)은 2018년 개관한 공립 박물관으로, 선잠·친잠례·비단·복식을 주제로 한 3개 전시실과 옥상 ‘하늘정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시·교육·체험 프로그램이 꾸준하며(운영: 화~일 10:00–18:00, 월·명절 휴관), 외관은 비단의 결을 형상화한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 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로 96
  • 입장료 무료
  • 문의 02-744-0025
    선잠단지

🚶 추천 코스 (도보 2~3시간)

  1.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 성북동 골목 산책
  2. 서울 선잠단지 (유적 관람)
  3. 성북선잠박물관 (상설/기획전 관람)
  4. 한양도성 성북구간 짧은 순성 ▶ 우리옛돌박물관/심우장/가구박물관 등 인근 명소 선택

ℹ️ 방문 정보

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동 64-1 (좌표: 37.59361, 126.99944)
관람
야외 유적, 상시 관람 가능 (선잠제 재현행사는 별도 일정)
교통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6번 출구) 도보 약 10분 내외.
버스 1111·1112·2112, 성북03 등 ‘성북초교·성북선잠박물관’ 하차 후 접근.
※ 오르막이 있어 성북02/마을버스를 병행하면 편합니다.
주차 협소 → 대중교통 권장. 행렬/제례 관람 시 20~30분 일찍 도착하세요.


서울 선잠단지 전경

역사 타임라인

  • 983년(고려 성종 2) 선잠단 처음 조성, 단 앞 뽕나무 식재·잠실 운영
  • 조선 세종의 적극적 양잠 장려, 각 도 잠실 설치
  • 1506년(중종 원년) 지방 잠실을 서울 인근으로 집결 → 지명 ‘잠실’의 유래
  • 1908년 잠신 신위 사직단으로 이전, 제의 중단
  • 1963년 1월 21일 ‘사적 제83호’로 지정
  • 1993년~현재 성북구 주관 선잠제 재현 진행
  • 2016~2020년 정밀 발굴·복원 공사
  • 2011년 7월 28일 명칭을 서울 선잠단지로 변경 고시
  • 2018년 성북선잠박물관 개관

선잠단지는 화려한 건축 대신 의례의 기억으로 채워진 자리입니다. 성북동의 고요한 공기 속에서 뽕잎 냄새와 비단의 결을 상상해 보세요. 바로 옆 박물관에서 ‘친잠례’와 ‘선잠제’를 확인하면 이야기가 한층 또렷해집니다.